좋은 차를 만나는 방법 - 공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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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소종 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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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누피 작성일16-11-01 21:13 조회1,5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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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이었다.
전날 밤엔 비가 내린 것도 같았던.....
거리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하늘엔 구름이 가득.
이런 날 마셔야 할 차는 단연코 정산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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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내어 놓고 보니 그윽한 향기가......
원래 개완에 맛을 봐야 정확한 맛을 볼 수 있지만 이런 차를 개완에 마신다는 것은 조금 슬픈 일인 것도 같아서 그냥 자사호에 우리기로 결심.
평소대로 아리수를 끓이고 끓자마자 보온병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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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가 있고 세긴한 조형. 녹갈~ 홍갈 잎이 다 보였다. 크기는 비교적 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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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색은 황홍이었다. 녹색일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좀 모자란 느낌이었음.
간만에 연밥 차총도 데리고 왔다.
자사호 뚜껑 올리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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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홍색을 띈 호박빛 같아서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향기는 송연향이 지나가고 화향이 살짝 풍기는 것 같더니 홍차 특유의 산화향이 났다.
그러면서 화향은 진득하고 달콤한 과향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160ml 들어가는 자사호에 홍차를 우려 마시면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두 번 정도 우려 마시니 향이 꽤 빠지기 시작하더라는 것.
물론 이것은 춘차로 제작된 관계로 잎의 크기가 크지 않은 이 정산소종의 숙명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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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참 풍부한 느낌이었다.
20초-20초-40초-3분의 순서로 우려서 마셨는데, 화사하면서도 입 안이 깔끔해지는 독특한 풍미.
막상 처음에 머금으면 사실 화사한 느낌이 가려지고 카카오 느낌이 강하지만 삼키고 나면 풍부한 맛이 쓸고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 회감이 좋았다.
홍차 특유의 산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자사호가 잡아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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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회운이 남으면서도 입안은 깔끔한데 이것은 암차가 생산되는 무이산의 특징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정산소종이 제대로 된 정산소종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마지막에 3분에 충분히 시간을 주어 우렸음에도 살짝 고삽미가 느껴졌을 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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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소종은 동목관 지역에서 나는 차와 약간 벗어난 지역의 외산소종, 그냥 가향만 해서 만드는 연소종으로 나뉜다. 시중에서 파는 브랜드의 것들은 대개 연소종이기 쉽다.
괜찮고 좋은 정산소종을 만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정말 끝까지 열심히 우렸다.
그러자, 차 또한 회답하듯 끝까지 고결하게 아름다운 빛깔의 차를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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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저는 맑고 통통했다.
처음에는 풀이 죽었던 차엽이 우러나니 기세등등하다.
고마웠다!
맛있게 마셨어~

자사호에 우려서 마셔서 더 풍미를 살려 맛있게 마실 수 있었던 정산소종.
하지만 홍차의 산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정확하게 맛을 느낄 수 있는 백자 개완이나 차호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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