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계 안화차여행 (250807~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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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부차파크(과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72.106) 작성일26-07-13 23:11 조회74회본문
백사계 안화차여행
-차린이의 인생 첫 차여행 기록(250807~250811)
Day 1.
공항에 도착하니 공부차 협력업체 직원분들께서 이미 배웅을 와 있었어요. 웰컴티로 건네주신 생수병 군산은침이 정겨웠고 진짜 군산에 왔구나 싶었습니다.

우리는 곧장 군산은침의 고향이자, 시인들의 시심을 자극하던 동정호의 중심, 군산도로 향하는 길에 올랐습니다.
먼 길을 달리는 동안, 잠시 들른 휴게소에서의 시간조차 초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에서만 판다는 오이 맛 감자칩 lays과 한국에는 없을 대추 요거트 같은 희귀템들을 만나니 잔잔한 흥분이 돕니다. 새로운 신문물을 접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워요.

점심 식사를 위해 도착한 곳은 양유흥이라는 이름의 면요리 전문점이었습니다. 백년노점이라는 묵직한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았죠. 중국에서의 첫 식사를 이토록 정겨운 현지 노포에서 시작할 수 있다니, 해외에서 한국음식 먹기 싫어하는 저는 시작부터 이 차여행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말로만 듣던 식당에서 담배 피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어요. 담배 냄새는 싫긴하지만 곳곳에 묻어있는 세월의 흔적들과 짙은 연기까지. 이 낯선 분위기는 뭐랄까, 혹자는 지저분하다 느낄지도 모를 그 투박한 풍경조차, 저에게는 이곳만의 생생한 문화이자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 마주한 중국 현지의 냄새,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낯선 생동감.
번역기를 두드리며 주문한 메뉴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 둘 놓였습니다. 후난 지역 특유의 진한 국물에 든든한 고기 고명,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간 계란까지. 낯선 곳에서 맛보는 현지의 맛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입에 잘 맞았어요. 달큰하고 포슬포슬한 식감의 연자죽 그리고 옆 마트에서 후식으로 사먹은 녹두아이스크림이 시골에 간 것 같은 푸근함을 주었어요.

군산도가 동정호 한가운데 자리 잡은 섬이어서 배를 타나 내심 기대를 했으나, 동정호 대교가 개통되면서 차를 타고 이동이 가능해졌다고해요. 섬의 입구를 지나 매표 후 내부로 발걸음을 옮기니, 전동셔틀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다원 내부에는 더 귀여운 전동차가 있어서 편하게 바람을 가르며 이동할 수 있었구요.



전동차를 타고 이동하며 군산도의 랜드마크인 군산탑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섬 내에는 순 임금의 두 왕비와 관련된 상비 사당과 상비 묘, 당나라 시대의 설화가 담긴 유의전의 우물 등 유서 깊은 문화 유적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내려서 직접 둘러볼 수 있는데, 사람이 아는 만큼 보이는 법, 다음에 다시 갈때는 공부를 많이 하고 가야겠어요. 뭐든 직접 봐야함!
군산도 내에 있는 차밭은 싱그러웠습니다. 군산은침은 가장 연한 '일아일엽, 그중에서도 제일 위에 있는 싹만 딴다고 알려주시며 바로 자리에서 따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황차를 만드시겠다고 몇 잎 따서 고이 손수건에 싸가시는 일행분을 보며 차에 대한 애정과 깊이를 느낄 수 있었어요( 손수건이 민황역할 잘 해줘서 며칠 후 진짜 황차가 되었다는 사실!)

다원 근처의 찻집에는 군산은침 관련하여, 황차라 그런지 패키지가 전부 노란색이었고, 이후 후난성 출신 지도자 모택동은 이후 어디서든 보였어요. 한 지역의 정체성과 그 역사적 인물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입니다.

푸짐하게 나온 저녁식사 후 귀여운 숙소에서 첫째날 밤을 보냈어요.


Day 2.
리조트 안에 다양한 스타일의 숙소와 캠핑장, 호수 등이 있어서 산책을 하기 좋았어요.


아침식사 후 호남성 차엽 총공사로 출발해 현대 제다 시설을 관람했어요.

방진복을 입고 작업하는 연구원들과 자동화된 기계들의 모습에서 차 품질 관리에 대한 엄격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설 내부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곳은 금화를 정밀하게 제어하여 발효시키는 곳이었는데, 과학적인 접근으로 차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견학을 마친 후 차관에서 시음을 하며 차구입 및 뒷동산 다원 구경을 하며 여유를 즐겼어요.


오후에는 백사계 차창에 입성했습니다.

굽이굽이 진 곳을 지나고 도착한 백사계 차창의 외진 위치는 전쟁 속에서 차 공급을 지키려는 역사적 선택, 최고급 차 원료를 얻기 위한 자연 조건, 그리고 효율적인 물류를 고려한 전략이 합쳐진 결과라고 합니다. 가파른 산과 강이 만드는 이 풍경은 단순히 배경일 뿐만 아니라, 백사계 흑차의 독특한 품질을 만들어낸 가장 중요한 환경이네요.
잠시의 휴식 후 저녁식사를 하러 직원식당을 가봅니다. 백사계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백주도 곁들이는 거나한 저녁 식사였습니다.
회전 테이블 위로 끝도 없이 서빙되는 요리들이 펼쳐졌는데 호남 요리의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향이 테이블을 감쌌습니다. 특히 붉은색으로 졸여낸 향라계열의 요리들이 식욕을 자극했고, 요리가 비워지기가 무섭게 새로운 접시가 올라오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이토록 풍성한 대접은 중국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부차 대표님과 백사계 직원들이 과거 얘기도 나누고 가깝게 교류하는 모습을 보며 오랜 세월 공부차와 백사계가 쌓아온 두터운 신뢰와 따뜻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깊은 밤, 방에서 자강을 내려다보며 문득 이 강이 얼마나 많은 차의 이야기를 실어 나르고 있을지 상상해 보았어요. '외진' 덕분에 지켜낼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았겠다. 깨끗한 공기, 차나무에게 좋은 토양, 그리고 무엇보다 방해받지 않고 차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함 그리고 그 외에 삶속에서 아쉬웠을 부분들까지도.

Day 3
아침에 일찍 가면 공장 내부에도 들어갈 수 있고, 차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했으나, 혼자라 무서워서 멀리서만 영상 찍고, 근처는 못가고 이 날 아침도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했어요. 자연환경이 좋아서 어디에 있든 최상의 기분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아침식사는 근처 식당에서 (번역기 중국에서 너무 소중해요!)
식사 후 백사계차창 내에 있는 흑차 문화박물관을 갔는데 이곳은 백사계 흑차의 역사와 제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핵심적인 장소였습니다.
입성할 때 보니 바닥에 씌여있던 연도들이 백사계 안화 흑차의 역사와 흐름을 알려주는 지표였어요.

이 박물관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백사계 차창 자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기 때문이었어요. 1950년대에 지어진 붉은 벽돌의 소련식 건물군은 지금도 그대로 보존되어 사용되고 있었고 단순히 전시물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안화 흑차의 정신과 역사가 살아 숨 쉬도록 이 공간을 보존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내부에 많은 자료들은 직접 가서 봐야해요.

흑차문화박물관에서 나와서 차를 타고 배를 타고 쥔저위엔 유기농 다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곳이니 저 곳은 얼마나 더 청정지역일까. 그래서 유기농 차농사가 가능한가. 배타는 시간은 5분도 안걸리고 금방 도착하니 멀미걱정은 없습니다.

차밭은 끝없이 이어지는 녹색 물결이에요. 뜨거운 햇빛에 더웠지만 눈이 시원해지는 것은 덤.
차밭에서는 직접 어린 찻잎을 살펴보며 많이 땄습니다. 유기농이라 그런가, 기분 탓인가. 손에 올려진 찻잎이 생각보다 작고 연약하더라구요.

배타고 건널 때 씻던 땅콩이 햍볕에 널어 건조되고 있었어요. 저 땅콩을 먹는 단 말이지! 식탁에 삶은 땅콩과 볶은 쌀과자, 간식들이 함께 놓여 있었고, 따뜻한 레이차가 한 그릇 나왔는데 곡물의 고소함, 견과류의 풍미가 함께 어우러져 마치 죽과 차의 중간 어디 쯤에 있는 음식 같았어요. 옆에서 땅콩을 바로 갈아서 만들어 주는데 어떻게 안 고소할 수가 있겠냐만은. 속이 편안해지고 든든함해서 배고픔이 순간 사라졌어요.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음식이라기보다, 오랫동안 이 지역 사람들이 먹어 온 생활 음식이라는 점 그리고 접대를 위해 꾸민 음식이 아니라 현지식 그대로 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맛있는 식사 후, 바로 앞 공장으로 이동했어요. 찻잎이 어마어마하게 쌓여 있어서! 그리고 공간을 가득 메운 육중한 금속 기계들이 주는 위압감 때문에 조금 놀라면서 휘둥그레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 또한 나에게는 너무나 낯선 곳, 한가득 널려있는 차들과 공장의 회색빛 기계, 다 생경하고 또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견학을 마치고 백사계차창으로 돌아왔어요. 안화차 평차사 자격증 발급을 위한 교육 및 시험, 그리고 수료식이 다고 하고, 곧 이어 백사계 품평실에서 천량차, 천첨, 공첨, 생첨, 복전, 화전, 흑전, 천복차, 5301흑차 등을 품평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런 뒤 시험지도 배부되고 백사계 직원분이 채점도 해주는데, 그 진지하게 채점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때부터 부끄러운 기분이랄까. 관광 겸 새로운 세상 체험겸 온 나에게 흑차도, 자격증은 중요한 게 아닌지라 허허실실 참관했는데 송구한 기분까지 드는 순간 이었습니다. 사람은 언제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독이며, 결과와 상관없이 (우수한 성적으로 ?! )자격증은 발급 받았고 집에 수료증은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Day 4.
마지막 날 아침.
아침부터 또 부지런히 근처를 서성였습니다. 이날은 자강의 상류쪽으로 이동하며 우뚝솟은 천량차를 형상화 한 탑과 굽이치는 강물과 웅장한 산을 즐겨보았어요. 언제나 또 와볼까. 여행은 늘 다음을 기약하지만 다음이 또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여행지에서는 늘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담고 싶어요.
아침 식사 후, 백사계차창에서 가장 보고 싶고 궁금했던 천량차 만드는 광경을 직접 마주하게 되었어요.
노란 작업복을 입은 장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거대한 차 덩어리를 온몸으로 다지는 모습을 보니 다양한 감정이 들었어요. 전통을 고수하며 몸을 갈아넣어 만드는 그들의 차를 대하는 태도와 삶, 그리고 분명히 기계로는 채워질 수 없을 그 무언가에 대한 생각. 5명이 합력하여 이뤄내는 결과물로 인한 생업. 그 앞에서 라방으로 현장을 찍으며 판매를 하는 판매직원들의 모습까지. 차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지역에 숙명처럼 태어난 사람들이 차에 대해 갖는 그 무거운 경외심과, 삶을 지탱하는 가장 정직한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보며 세상에 쉬운 게 없음을 또 느낍니다.

짐을 정리하고 이제 백사계차창도 안녕! 기다리며 차관에서 차도 마시고 차구매도 했어요.
차창 내에 방문객을 위한 차관, 전시관, 교육 체험과, 숙박 시설등을 운영하며 단순히 차를 파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이 생산지를 방문하여 브랜드의 정통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원스톱 공간이 인상 깊었고, 차나무가 자라는 곳은 다 환경이 좋다고 하던데 이렇게 관광까지 겸해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 왜 차 여행이 매력이 있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차마고도 유적지를 답사하며 차의 옛 길을 더듬어보는 시간을 보냈어요.
바람과 비를 피하는 다리라는 뜻의 풍우교는 고대 중국 남부 지역에서 다리 위로 지붕과 벽을 만들어 사람들이 비바람을 피해 쉬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건축물입니다. 나무로 짜 맞춘 웅장한 목조 구조물이며, 다리 위에는 전통적인 홍등이 걸려 있어 당시 차를 나르던 상인들과 여행객들에게 따뜻하고 정겨운 휴식처가 되었을 것입니다.
안화 지역에서 생산된 흑차가 자강 물길과 육로를 통해 외지로 운송되던 중요한 길목에 위치해 있는 상징적인 장소이겠죠.


차를 타고 이동한 곳은 중국 전통 마을로 지정된 허스촌입니다.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뛰어나 국가가 직접 보존하는 마을이라는 데 석조 문을 지나니 좁은 골목길이 이어졌고, 관광객이 지나가도 그닥 관심이 없는 듯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일상이 그대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점심 식사 후에는 곧장 창사로 이동해 ‘안화흑차관’을 찾았습니다.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 차에 대해 배우고 시음하는 공간 옆으로 바로 식사할 수 있는 곳이 이어져 있어서, 굳이 자리를 옮길 필요 없이 차와 식사, 그리고 쇼핑까지 이 곳에서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어요.


단순히 편하다는 느낌을 넘어, 중국의 차 산업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수준을 넘어, 공간과 경험을 선물하는 수준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에서 인기가 적다는 흑차산업도 이렇게 젊은 사장님이 부자가 되는 큰 파이를 가지고 있는데, 차 시장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리는 차종들은 과연 어떤 공간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을지, 그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이 무척 궁금합니다. 한국에는 이런 찻집 잘 못 본거 같아서요. 오설록 정도? 아니구나, 공부차파크가 그런 곳 되야겠구나.


안화에서의 차 여정을 마치고 도착한 창사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IFS 몰 앞은 그야말로 불야성! 넘치는 에너지, 화려한 네온사인과 거대한 전광판, 그리고 그 빛 아래 쉴 새 없이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 대륙의 스케일을 온몸으로 느끼며 엄청난 인파에 기빨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핫한 찻집이나 맛집에 머물고 싶었으나 택시를 타고 바로 차도매시장으로 이동했어요. 하루가 짧아 아쉬운 마지막 날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아 구경도 구매도 많이 못해 아쉬움이 있었어요.

창사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공항으로 이동했고, 마지막까지 꽉찬 시간으로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짧은 여정이었음에도 긴 여운이 남는 귀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이 제 차 생활의 문을 여는 좋은 계기가 되었기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