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 5월 23일 무아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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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부차파크(과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6-05-24 11:03 조회35회본문
[공부차파크 현장 스케치]
빗방울이 머물다 간 자리, 돌판 위에서 피어난 '무아다회(無我茶會)' 후기

안녕하세요,
싱그러운 초록이 짙어가는 5월 23일, 공부차파크의 자연 속에서 특별한 '무아다회(無我茶會)'가 열렸습니다.
이날 아침은 촉촉한 단비가 찾아와 공부차파크의 잔디정원 대신 커다란 자연석 돌판 위에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날씨 변화였지만, 오히려 빗방울을 머금은 자연의 정취와 돌판이 주는 아늑함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운치 있는 찻자리가 완성되었습니다.
'나를 내려놓고 흐름에 맡기는' 무아의 정신과 참 닮아있던 그날의 따뜻한 기록을 전합니다.
비가 내려 더 운치 있었던 돌판 위의 찻자리
원래 계획했던 잔디밭은 비를 머금어 촉촉해졌지만, 우리는 공부차파크 마당에 묵직하게 자리 잡은 커다란 돌판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커다란 소나무가 천연 지붕이 되어주고, 비 개인 하늘 아래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참가자분들은 각자 준비해 오신 다구를 돌판 위에 정성스레 펼쳐놓으셨습니다.
딱딱하고 차가울 것 같던 돌판은 방석을 깔고 둘러앉으니 이내 우리들의 온기와 차를 우리는 열기로 아늑하고 다정한 찻자리가 되었습니다.
얼마전 심은 메리골드가 문득 눈에 들어왔습니다. 촉촉한 단비를 맞아 더욱 생기를 머금은 꽃송이 몇 개를 조심스레 따서, 넓은 도자기 퇴수기 물 위에 살포시 띄워보았습니다.
그 순간, 평범한 다구 중 하나였던 퇴수기가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자연의 작품으로 변신했습니다.
짙은 갈색조의 흙빛 퇴수기와 맑은 물, 그리고 그 위를 둥둥 떠다니는 선명한 오렌지빛 메리골드의 조화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정형화된 꽃꽂이가 아닌, 자연 속에서 갓 피어난 꽃을 그대로 띄워낸 그 소박하고도 깊은 멋에 돌판 위에 모인 모두의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하얗고 정갈한 백자 잔 위에 탐스럽게 그려진 푸른빛의 복숭아 나무 한 가지. 처음 마주했을 때도 그 자체로 참 아늑하고 고운 기물이었지만, 이 찻잔의 진짜 매력은 따뜻한 찻물이 채워지는 순간 시작됩니다.
찻잔에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면, 푸르스름하던 복숭아 빛깔이 마치 햇살을 듬뿍 받은 것처럼 붉고 탐스럽게 잔 위에서 서서히 익어갑니다.
색의 변화를 통해 차를 어디까지 따랐는지도 알 수 있기도 합니다.
차를 우려내고 비우는 짧은 시간 동안 잔 위에서 펼쳐지는 이 아름다운 색의 변화는, 찻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깊은 감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차 향기를 음미하기도 전에 눈으로 먼저 차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그야말로 마법 같은 찻잔이었습니다.
공부차파크에서 곧 판매 예정!!
'무아다회'의 규칙에 따라 지위도, 형식도 내려놓은 채 곁에 앉은 다우에게 찻잔을 건넸습니다.
맑은 새소리와 함께 돌판 위에서 조용히 피어오르는 차 향기는 일상의 분주함을 지워내고 오롯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경계 없이 마음을 나눈 시간
첫 만남의 어색함은 따뜻한 차 한 잔이 돌고 돌며 편안함으로 물들어 갔습니다.
정성껏 우려낸 차를 조건 없이 나누고 대접받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평등과 나눔'이라는 무아다회의 참된 가치를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맑은 자연 속에서 자연 그대로의 돌판에 기대어 마시는 차 한 잔은 가슴속에 쌓여있던 묵은 먼지를 말끔히 씻어내 주는 듯했습니다.
'각자의 찻자리를 스스로 준비한다'는 무아다회의 정신에 맞추어, 참가자분들의 손때와 추억이 묻어있는 소중한 다구들이 돌판 위에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은은한 빛깔의 자사호부터, 정갈한 대나무 다반, 그리고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는 예쁜 복숭아 그림이 그려진 찻잔까지.
소장가분들의 명확한 취향과 차를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다구들이 한데 어우러졌습니다.
누군가의 정성이 깃든 소중한 기물들을 서로 조심스레 눈으로 담고, 손으로 만지며 나누는 대화 속에는 차에 대한 깊은 애정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 가득했습니다.
다음 번 무아다회, 당신의 자리를 비워둡니다.
날씨가 맑으면 맑은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자연의 흐름에 맞춰 온전한 평온을 누릴 수 있는 곳, 바로 공부차파크의 찻자리입니다.
복잡한 차 예절을 모르셔도, 화려한 다구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나를 비우고 이웃과 다정한 미소를 나누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환영합니다.
다음 번 무아다회에는 푸른 나무 아래, 혹은 운치 있는 돌판 위에서 여러분과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향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새로운 찻자리 문화가 자리 잡고, 자연 속에서 많은 다우들이 연결되는 공부차파크 복합치유공간을 함께 만들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