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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차茶 사고 - 첫 시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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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부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1-06 02:04 조회2,0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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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5 차茶 사고 - 첫 시음 후기>
 
어제까지 일이 바빠서 눈코 뜰새 없더니, 갑자기 새떼가 다 지나간 듯 고요해졌습니다. 요즘 푹 빠져 있던 입맛 맞는 차茶가 궁금하기도 하고 그 보유분도 고갈이 되어 가길래, 아침에 구글링을 했지요.
 
앗, 그런데... 우리 집에서 5분 거리에 아주 유명한 '차를 시음'할 수 있는 '도매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요? 이름하여 공부茶. 점심 시간 전에 도착하여, 구글링한 차를 구매하고 시음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나는 茶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모든 것이 생경하였지만, 그 맛만은 구별할 수 있었지요. 입만 살았다고 해야 하나요? ㅋ
 
공부茶엔 차의 종류도 많거니와, 인사동 찻집(대부분 아무 맛 없는 숙차만 따라 줌)과는 달리, 이곳은 진짜 고급 茶 (비싼)를 마구 대접 해주시더군요. 한 종류, 두 종류... 시음해 갈수록 더 고급 茶가 나오는 데... 너무 비싸서 사 먹을 수가 없는 茶라서 차마 거부하고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같이 앉아 차를 마시게 된 다우茶友 운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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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2011년 이무정산易武正山 교목병차 생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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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2006 무이암차武夷岩茶(오룡차) 육계차肉桂茶 - 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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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2002년 이무정산易武正山야생차野生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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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1998년 이무정산易武正山야생차野生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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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백사계 2015 천첨차天尖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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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茶가 한 자리에서 내리 시음한 차입니다. 차 한 종류당 5~6탕을 모두 받아 마셨고, 욕심 때문에 탕 틈틈이 한 잔씩 더 얻어 마시기도 하였으니, 아마도 최소 40~50잔 정도는 마신 듯 합니다. 거기에 더해, 내가 블랜딩하여 들고 간 500ml 차 한 병까지 다 마셨으니...... [2005년 운남칠자 云南七子병차와 홍차, 보이차(숙차) 세 가지를 블랜딩한 차 (自作)]
 
마실 때 정말 좋았습니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이렇게 맛있고 향기롭고 감미롭고 훌륭하고 비싸기까지 한 차를 홀짝 홀짝 받아 마실 수 있다니...... '흐흐흐,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로구나' 싶었습니다. 
 
이무易武지역 茶의 매자향과 고삽미苦澁味(쓰고 떫은 맛), 회감(여운)에 휩싸여 마치 구름 속에 앉은 신선神仙이 된 느낌. 4~5시간을 거푸 마셨네요. 그렇게 茶를 즐기다가 정신을 차리고, 茶 두어 가지 사 들고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JTBC 뉴스 시작하는데,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끝이 저리며, 어질 휘청거리는 것이 아닌가요? '어? 몸이 이상해...... 茶에 취한 건가?' 구름에 떠 있는 듯 몽롱하기도 하지만 심장이 마구 뛰며 불안하기 그지 없는 것이, 이건 혹시 카페인 중독 증상?!!!... 평생 그 많은 종류의 카페인과 니코틴으로 단련된 몸이라고 자부하였으므로 카페인 중독 증상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하였던 터인데, 그것이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우와~!!! 茶라고 얕볼 게 아니로구나. 내가 이럴 정도라니......' 차를 마신지 이미 4~5시간이 지났건만, 입안과 코 속에선 차 내음이 가시지를 않고 혀 끝에선 감칠맛이 계속 감돌며 심지어 온 몸 분비물(?)까지 낮에 마셨던 차 향이 진동하는 듯 하여, 너무도 황홀하기는 한데...... '이러다 저 세상 가는 건 아니긋지?' 불안 불안 X 2
 
차에 취한 휘청거리는 몸을 이끌고 급히 설렁탕을 데워서 밥 한 그릇을 밤 10시에 챙겨 먹었습니다. 낮에 차 선생님께서는 이 일을 예견하셨는지, 저녁식사를 든든하게 챙겨 먹으라 하셨기 때문이지요. 식사를 하고 난 후 한참이 흐르고 나니 취한 증세는 조금 가시기는 했지만, 나의 날숨 속에는 여전히 차 향기가 뿜어져 나오고, 혀 끄트머리에선 아직도 茶 회감과 감칠맛이 감돌고 있습니다. 
 
카페인 중독이 무섭기는 하지만, 차에 취한 기분 좋기는 하네요...... '과유불급'이라고는 하나, 인생 한 번쯤 고급 茶 속에 풍덩 빠져보는 경험도 나쁘지는 않군요... ㅋ 오늘 좋은 경험을 제공해주신 공부茶, 앞으로 茶 공부하러 자주 방문하게 될 듯 합니다. 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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