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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학육보차 - 0319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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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지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4-02 01:44 조회1,4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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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차, 오주차창 삼학 육보차


0319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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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보차의 첫 시음기를 쓰는 지금,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굉장히 망설여집니다.

보이차를 마시는 것을 실천에 옮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는데요.


그런데 육보차라니

듣도 보도 못한 육보차

흑차!

 거기다 이름엔 영문 모를 숫자까지 붙어있어요!!!


이 차를 어떻게 소개해야할까. 무척 고민이 됩니다.

일단 한번 드셔 보시라

라고 말한다면 너무 약장수 같나요? 허허

저는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어떤 흐름을 타고 보이차를 비롯해 다양한 흑차들을

다정한 다우님들을 통해서 접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일단 두려워하지 마시고, 열린 마음으로 첫 시음을 해보시길 권해 봅니다.

그러면 어느 날 갑자기 

육보차를 다시 마시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놀라는 날이 올 거예요!

육보차는 보이숙차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차인 것 같습니다.

저는 보이숙차를 마시면 으레 흙내, 땅의 내음,

오래된 종이, 헌책방, 비온 후의 향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 향이나 맛에 익숙해지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아요

육보차도 이런 특징들을 조금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조금 더 산뜻한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보이숙차의 느낌에 가끔 무언가가 추가되거나, 생략되거나 하는 느낌이 들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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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전차.


 암호 같은, 설명을 들어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육보차의 네이밍 따위는 잊고, 시음에 집중해 보기로 합니다.

정 궁금하시다면, 공부차 커뮤니티에서 다른 다우분들의 시음기를

참조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무척 설명을 잘 해 놓으셨어요! ^_^

설명부터 장황하게 들으면 질려버려서 싫어지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차의 양: 5g

사용한 물: 풀무원 맛있는 샘물

물의 온도: 85~90

사용한 다구: 백자개완(100cc), 백자찻잔, 유리숙우

우린 횟수: 9

우린 시간 : 15, 35, 1, 130, 2, 240, 330, 5, 10

윤차: 10

거름망: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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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언급해야할 것은 특급의 원료이고, 전차(벽돌모양으로 긴압)라는 것이겠지요

2kg짜리로 나왔는데, 실제로 보았을 때,

묵직하고 튼실해 보이는 것이 두고 묵히면서 마셔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차는 거의 무향에 가까운 듯합니다.

하지만 아주 연하게 건조하면서 말라있는 듯한 향, 약향 또는 쑥향이 풍겼습니다.

전체 긴압된 차를 보았을 때 금아가 많은 병면이 예뻤어요.

사진에서는 금아가 잘 보이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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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보차는 우릴 때마다, 세세한 변화를 제가 잡아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다수에 따른 변화를 기록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0319전차는 첫인상은 별로였는데, 만나보니 생각보다 훨씬 좋은 사람같습니다.  

처음에 자기 속을 잘 보여주지 않더니 우릴수록 진가가 드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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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역시나 보이숙차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다른 지점이 분명 존재하더라구요.

요즘 샘플차들로 한 두번 마셔보는 일들이 많은데,

구입해 두고 하나를 꾸준히 마셔보아야 이 다른 지점을 말로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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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곡물차나 보이숙차의 느낌과 비슷한가 싶어요.

그런데 2-3포쯤에 다른 속내를 점점 보여줍니다.

휘감는 구감이 좋고, 말린 해조류에서 날 법한 향도 나는 듯합니다.

혓바닥위에서 몽글몽글 노나 싶었더니,

입 천창을 톡톡 하고 치는 듯한 시원한 느낌도 들어요.

살짝 뾰족한 맛이 있어요. 조용한 가운데 쿡쿡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요.


  시음차로 내어 주신 세 가지, 0319전차, 35013, 사원

이 세 가지 차들 중, 중간에 위치한 느낌이 들었던 차에요

 9번 정도를 우려내어 마셨습니다.

7번째 우림에도 맛있게 마셨어요.

식은 후에는 고소한 맛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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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보차는 시음기를 쓰기에는 참 불편한 차입니다.

속이 편안해지기 때문인지,

시음 중간에 자꾸 릴렉스하게 변해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정말이지 큰 대()자로 눕고 싶어 혼났네요.

 

지난 홍차 시음 때는 조금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계획적으로 시음했었는데 말이지요.

편안하게, 시간을 다투지 않고, 곁에 두고 마시고 싶은 차입니다.


, 고양님은 벌써 릴렉스하고 계십니다.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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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eano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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