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를 만나는 방법 - 공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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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운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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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지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3-18 11:32 조회1,2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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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차 13년 밀운홍차

 

 총 세 가지 시음홍차 중, 마지막으로 선택한 밀운홍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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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찻자리는 바닥에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

왼편으로는 지는 해를 두어 보았습니다

무언가 심심하니 떨어진 솔가지와 솔방울도 놓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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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마시기로 결정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머지 두 가지 홍차(정산교목정산소종)가 밀운홍차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고 섬세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밀운홍차는 상대적으로 통통 튀는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밀운 홍차에는 사람을 단박에 끄는 어떤 것이 있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이성이 앞에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공부차 서포터즈 3기의 첫 다회 때

처음으로 내어주신 차가 바로 이 밀운홍차였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공부차 측의 고도의 전략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아름다운 밀운홍차의 맛과 향은 저를 단박에 사로잡았고

다른 서포터즈 분들도 비슷한 마음이시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잔을 받아들자 마자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아니, 이건 뭔데 이렇게 향이 좋지? 가향?” 

등 여러 가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요

서양 홍차로 차 입문을 한 저에게 당연한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부 시음기 전에 털어놓자면, 풍부한 꽃과 과일의 향이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 폴로를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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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우리기 전, 찻잎에서는 과일 식초 같은 톡 쏘는

발효 요구르트에서 날법한 코를 찌르는 듯한, 시큼한 향이 났습니다

찻잎의 색상도 회색빛이 조금 감도는 짙은 검정색으로 균일하며

그렇게 작지는 않지만, 얇고 여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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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양: 5g

사용한 물: 풀무원 맛있는 샘물

물의 온도: 80~85

사용한 다구: 백자 개완(100cc), 에스프레소잔(시음은 백자찻잔), 유리 숙우

우린 횟수: 5

우린 시간: 15, 35, 55, 130, 3분 이상

윤차: 바로버림

거름망: 사용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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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5초 우림)

달달한 과일의 향이 서서히 올라옵니다

어렸을 때, 오렌지 과육이 씹히던 음료가 있었는데 그것과 비슷한 새콤한 향이 나요

마시니, 입안이 조금 끈~적해지나 싶더니, 물질감이 풍부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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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5초 우림)

파파야나 망고 같은 열대과일이 연상됩니다.

차의 향과 맛이 더 깊어지면서 그 스펙트럼이 넓어 졌습니다.

발산하는 듯한, 상큼한 느낌의 저변에는 

묵직한 밤꿀같은 달콤한 지점이 함께 존재해서 

너무 튀어나가지는 않도록 잡아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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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생각이 참 많아지더군요

이게 가향이 아니라니.. 어떻게?

주저앉아 마시다가 멈추어 심호흡을 한 번 해 보았습니다

차가 만들어져 우리에게 오기까지, 생산자 분들은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실 텐데요

이런 향과 맛이, 가향이나 블렌딩이 아닌 자연적인 것이라면 

이것이 완성되어지기 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한 걸까요

지는 노을을 옆에 두고 마시다 보니 다소 감성적이 되는 찻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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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5초 우림)

과일향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맛은 그 맛이 빠졌다라고 표현되기 보다는 유순해졌다라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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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0초 우림)

향과 맛이 비교적 잘 유지됩니다. 단맛은 줄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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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분 이상 5분 이하)

개완에서 찻잎을 숙우로 옮겨 닮아 남은 물을 콸콸 부어 놓곤 찻자리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오래 우린 차를 마셔보니, 고삽미도 느껴지지 않고

과일과 꿀이 느껴지던 차의 여운도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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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색도 노란빛을 띠는가 싶더니 점점 예쁜 오렌지 빛으로 변합니다.

엽저의 향을 맡아보니, 처음 건엽에서 맡아지던 신향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습니다

거기에 밀운 홍차의 맛과 향이 농축되어 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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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차를 지금까지 차를 잘 드시지 않으셨던 분들게 드리거나,

아니면 가향 홍차를 즐겨 드셨던 분들에게 권해드려 그 반응을 보고 싶어요!

그리고 사랑스러운 친구에게도 선물하고 싶은 홍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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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기를 제 나름대로 써보고 난 후에, 

판매처의 설명과 다른 분들의 시음기를 읽는 버릇이 있어

지금 주욱 읽어보니 연미를 느끼셨단 분들이 계시더군요

홍배 과정과 아마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제 혀를 백퍼센트 신뢰할 수 없기도 하거니와, 

, 야외에서 마시다보니 섬세한 부분을 놓쳤을 수도 있겠네요

13년산 홍차이니 그간 아마 변화가 있었을 거라고 짐작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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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ano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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